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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나만의 정원

[다육이] 스타벅스 컵으로 다육이 화분 만들기

겨울이 되면 바뀌는 스타벅스의 빨간 종이컵은 언제봐도 예쁜 것 같습니다. 저는 스벅빠답게 평소에도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자주 마시는 편인데요. 겨울이라고 빨갛게 변한 컵과 초록색 스타벅스 로고가 크리스마스 느낌도 나고, 그냥 그 자체로도 장식 효과가 좋아 뭔가를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깨끗하게 씻어 열심히 모아두었답니다.


작년 봄에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옹이 그릇에 수경재배로 미니 연못을 만들어보겠다며... 옹이 그릇도 사고 수경재배 식물도 잔뜩 사 나만의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물 키우는데는 소질이 없나봐요... 알 수 없는 이유로 식물들이 하나씩 죽어나가고 결국 개운죽만 남아 풍성하고 파릇파릇한 연못은 휑하고 삭막하게 변해버렸습니다. 몇 달을 그냥 방치해둬서 외로워 보이는 개운죽에게 새로운 집도 마련해주고, 새 친구들도 만들어주기로 마음먹고 퇴근 후 사무실 건물에 있는 꽃집에 들려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방에 작은 선인장을 키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가시가 있는 선인장 생긴게 예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물도 안주고 방치해뒀다가 말라서 죽어버렸었죠.......허허... 그 키우기 쉽다는 선인장도 말라죽게 했던 제가 요새 다육식물의 매력에 푹 빠져 정신 못차리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가시가 없다 뿐이지 선인장과 크게 다를게 없는데, 생김새도 다양하고 오동통하니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마침 꽃집에 여러가지 다육식물이 있어 새빨간 스타벅스 컵에 어울릴만한 아주 파릇파릇한 아이들로 골라왔습니다. 낯이 익은 애들도 있고, 처음보는 애들도 있는데, 그냥 마냥 예쁘고 귀여운 것 같습니다. 그럼, 새로 데리고 온 아이들과 개운죽에게 예쁜 집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준비물:

  • 스타벅스 컵 (종이컵 & 플라스틱컵)
  • 다양한 종류의 다육식물
  • 장식용 자갈 (다이소 | Note: 꼭!! 물에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세요. 바로 사용하니 물에 돌가루인지 먼지인지 둥둥 떠다니더라구요.)
  • 분갈이용 흙 (다이소 | Note: 분갈이 3종세트로 구매하였으나, 마사토가 현저히 적어 다육식물에겐 적절하지 않은 듯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 호기심 가득한 여름이






일단 제일 쉬운 개운죽용 화분을 만들어 볼텐데요,
수경재배 식물이라 물이 많을수록 좋은 아이들이니 투명한 플라스틱 컵으로 사용하였고, 컵에 따로 구멍을 뚫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매우 간단해요. 자갈을 좀 깔아주고, 개운죽을 예쁘게 모아 자리를 잡아 준 후, 뿌리가 너무 상하지 않고 개운죽이 쓰러지지 않도록 자갈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주기만 하면 됩니다. 



하나 만들어보니 자갈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고, 컵 하나에 5개를 한꺼번에 심으니까 좀 답답해보이는 것 같아 굴러다니는 투썸 컵을 공수해와서 3개 & 2개로 나누어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화분이 다 만들어졌으면 물을 충분히 부어주기만 하면 진짜로 끄읏. 완성이에요. 




이번엔 종이컵으로 화분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다육이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이라 종이컵에다 옮겨 심을거에요.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컵 안에 물이 고여있게되면 뿌리가 금방 썩게 될테니까 컵 아랫부분에 구멍을 뚫어줍니다. 송곳으로 살살 돌리면 쉽게 뚫립니다. 하지만 언제나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다치는건 한순간이니까요. 


그 다음, 분갈이 3종세트에 있는 거름망을 컵 아랫부분 크기에 맞게 잘라서 깔아주었습니다. 


그 위에 마사토를 적당히 올리고 분갈이 흙을 넣었습니다. 다육이가 있던 화분에서도 흙이 꽤 많이 나오니까 적당히 높이 맞춰가며 넣어주면 될 것 같아요.





Note: 화분을 만들 당시에는 마사토를 바닥에 따로 깔았지만, 차라리 마사토를 분갈이용 흙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보통 물이 잘 빠지도록 화분 아랫부분에 자갈이나 돌, 마사토 등을 깔아주는데, 화분 바닥에 구멍이 없더라도 그냥 물빠짐이 좋은 흙으로 화분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랫쪽의 돌로 인하여 흙의 바닥 라인이 상승하게 되면, 그만큼 화분의 크기가 작아지게 되는 것이고, 식물에게 뿌리내릴 수 있는 공간을 그만큼 빼앗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또, 물과 흙의 특성상 물이 흙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까지 흙의 아랫부분에 물을 머금고 있게 되는데요, 아랫쪽 돌 때문에 흙의 바닥 라인이 상승해 있다면... 물을 머금고 있는 부분이 그만큼 식물의 뿌리에 가까워 지게 되는 셈이고, 뿌리가 그만큼 더 쉽게 썩게 되겠죠. 
위 내용은 제가 매우 즐겨보는 유튜브의 Garden Answer에서 배운 내용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6:14부터 관련 내용 보실 수 있어요.





원하는 높이로 다육이를 잘 옮겨 심었으면 그 위에 흰색 자갈로 흙을 덮어줍니다. 흙이 그대로 보이는 것도 나름 자연적이고 예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생략하셔도 됩니다. 자갈이나 모래로 흙을 덮어주면 깔끔해 보이기도 하지만, 물을 줄 때 말라있던 흙이 상승하여 어지럽혀지거나 흘러 넘치는 것을 방지해주기도 한답니다.



확실히 새빨간 컵에 새하얀 자갈, 파릇파릇한 다육식물의 색 조화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분갈이 하다가 선인장 같이 생긴 아이들 옆에 조그맣게 싹이 올라오고 있길래 가지치기를 해주었습니다. 남는 커피 컵 또 하나 찾아와서 애기들이 어느정도 클 때까지만 키울 화분도 만들어주었습니다. 임시 화분이라 따로 구멍을 뚫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새로운 화분에 흙이 너무 말라있어서 물도 아주 조금씩만 주었습니다.


아직 흙이랑 자갈도 많이 남아있고, 스타벅스 커피는 계속 마실 예정이고, 다육식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시간날때마다 만들어서 사무실에도 두고 친구들도 나눠주고 하면 좋을 듯 합니다. 




화분 만드는 내내 궁금증 폭발했던 여름이에게 간식 하나 주며 스타벅스 컵으로 화분 만들기는 마무리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