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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Diary

프랑스에서 온 특별한 여행일기, Le Journal Voyageur

며칠 전 싱가폴에 있는 사촌 언니가 보낸 소포가 도착했습니다.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Brittany) 모르비앙(Morbihan)의 작은 도시 Allaire에 있는 9~10살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지 않고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travelling diary, 여행 일기입니다. 


저는 Jade, Laura와 Manon이라는 3명의 여자 아이들의 다이어리를 받았습니다. 정성껏 색칠하고 꾸민 다이어리를 열어보니 선생님들의 간단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다이어리에는 먼저 취미,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멀리 사는 사람에게 보내면서 시작 됩니다. 다이어리를 받은 사람도 간단한 본인의 소개와 살고 있는 나라, 도시 등에 대해 소개하고 가장 멀리 사는 지인에게 토스를 하는 것이지요. 2장씩의 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글 뿐만 아니라 사진, 스탬프, 엽서 등을 이용하여 마음껏 꾸밀 수 있답니다. 


주의 사항도 있었습니다. 다이어리가 최대한 많은 나라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2주 이상 보관하지 말아달라고 하네요 ㅎㅎ 그리고 올해 4월에 다이어리를 받는 사람은 다시 프랑스로 돌려주어야 한답니다. 그럼 학생들이 다이어리를 보고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해 배우고, 서로 다이어리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제가 받은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캐나다, 뉴칼레도니아, 호주, 싱가폴을 거처 한국까지 오게 되었더라구요. 


교실을 떠나지 않고 하는 세계여행이라니.. 정말 멋진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직 9살 10살 밖에 되지 않은 친구들이 전 세계를 돌고 돌아온 다이어리를 통해 다른 세상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교육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선생님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다른 다이어리들이 한국으로 왔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한국 대표로 받게 된 다이어리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어깨가 살짝 무겁기도 합니다 ㅎㅎ 


어떤 내용을 담을까 고민하다, 저와 윤군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서울에 대한 소개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저희 사진과 함께 과거와 현재가 하모니를 이루며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인 서울을 잘 나타내는 사진을 몇 장 골라보았습니다.  

 


아직 어려서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K-pop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니 가수 싸이 없이는 설명이 되지 않겠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싸이의 유명한 말춤 사진과,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예쁜 소녀시대의 사진도 살짝 넣어보았습니다. 



사진 배열을 끝내놓고 소개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웠던게... 전부 프랑스어로 적어놓았더라구요. 뚜둔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배운 프랑스어 기억을 더듬어가며 저와 윤군에 대한 소개를 써내려갔습니다. 

내용은 부끄러우니까 모자이크처리 ㅎㅎ



역시 너무 오랫만에 써보는 프랑스어라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다른 분들이 쓴 내용을 읽고 어느정도는 이해가 됐다는게 놀랍긴 했습니다. 전공을 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4~5년 배웠다고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가 봅니다.


다시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나....



사실 100% 혼자 썼다 하면 거짓말이겠죠 ㅎㅎ 구글 번역기가 없었더라면 정말 힘들 뻔 했습니다.



제 뒤로 빈 종이가 좀 남아있는데.. 아직 4월이 되지 않았으니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 한 군데 더 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타자에게 미리 연락을 하고 어서 다이어리를 토스해야겠습니다.


다시 다이어리를 돌려받고 내용을 읽게 될 아이들을 생각하니 괜히 제가 더 설레이는 듯 합니다.

 

보내는 아이들도 기대되고, 다이어리를 받아 작성하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참 좋은 경험이 되는 여행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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